기업소식 윤형석 비케이브(구,배럴즈) 대표 “패션 콘텐츠·브랜딩 기업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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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패션부터 시작해 결국 다양한 콘텐츠를 잘 만들고 브랜딩을 잘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온라인 캐주얼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다. 1세대 스트리트 패션, 이커머스를 개척한 ‘배럴즈’다. 스트리트 고유 브랜드인 ‘커버낫’을 비롯한 마크곤잘레스, 이베필드, 리(Lee) 등 라인선스 사업을 확장해가며 뚝심있게 ‘배럴즈’만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쌓아가고 있다. 배럴즈는 패션 뿐 아니라 '콘텐츠'까지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12년 동안 배럴즈를 이끌어온 윤형석 베럴즈 대표(사진)의 낙(樂)은 ‘패션’이었다. 독특한 브랜드와 의류에 대한 열정으로 수입, 즉 유통을 시작했다. 그렇게 이커머스 ‘개척자’가 됐다. 결국 이 길은 그를 의류 제조와 기획, 브랜딩으로 연결했다.
윤 대표는 이커머스 1세대다. 대학교 2학년인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압구정 멀티숍을 이용하던 그는 미국, 캐나다 등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비교적 저렴하게 ‘레어템’을 구매했다.
당시 인터넷의 정착과 함께 온라인 편집숍 '온스트릿’을 개설했다. 슈프림, 스투시, 나이키 한정판 등 일본,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를 수입했다. 직접 제품 사진을 찍고 설명을 곁들이며 자연스럽게 이커머스에 발을 들였다. 입소문이 나면서 커뮤니티는 몸집이 커졌고 1년 만에 연매출은 20억원을 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약 4년간 일본·영국 유학 후 베럴즈의 변신을 꾀했다.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활로를 개척한 것이다. 윤 대표는 “유통 플랫폼도 재미는 있었지만 무엇보다 ‘독창성’이 빠져있었다”며 “경쟁사의 낮은 진입장벽, 재고 조정, 환율리스크 등도 고려했을 때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럴즈의 경쟁력은 ‘확장성’이다. 2008년 자체 브랜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커버낫’에 헤리티지가 녹아있다. 윤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COVER(다루다)와 NAT(바늘과 실을 뜻하는 Needle And Thread의 약자)으로 이름 붙였다. 점퍼, 청바지, 티셔츠, 가방 등 라인업을 20개 정도로 구축했다. 윤 대표는 무모할 정도라고 회상했다. 5년 간은 여러가지 제품을 내놓으며 실험을 했다. 지금도 커버낫은 SS/FW 등 한 시즌에 제품은 200~300여개 수준이다.
이후 ‘대중성’에 무게를 두고 '캐주얼 브랜드'로 방향을 틀어 Z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커버낫은 지난 3년간 진로, 투썸플레이스 등 수많은 이종산업 브랜드로 컬래버레이션을 지속해왔다. 경쟁사 스트리트 캐주얼보다 빠르게 아울렛, 대형몰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30개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표는 “멀티숍, 중고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는 등 유통도 직접 경험하면서 한 우물만 팠기 때문데 데이터가 더 다양하게 쌓였다”라며 “오프라인 스토어도 직접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배럴즈는 라이선스 브랜드도 확장 중이다. 마크곤잘레스, 이벳필드, 프룻오브더룸 등을 비롯한 데님 브랜드 ‘리’ 도 12월 론칭한다. 각 타깃 소비자층을 분석해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얹는 전략을 취했다.
커버낫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를 확보한 배럴즈의 매출은 우상향 중이다. 커버낫은 2016년부터 대중성에 무게를 두고 Z세대를 공략한 전략이 유효했다. 다양한 브랜드와 진로, 투썸플레이스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연매출은 2018년 280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매출 590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록한 배럴즈는 올해 매출 9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배럴즈의 브랜드 확장성과 빠른 성장성을 알아본 재무적투자자(FI)들도 첫 투자를 했다. IMM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등이 80억원을 투자했다. 윤 대표는 “투자를 바탕으로 신규 라이선스 확보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후 추가 투자와 상장은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배럴즈의 목표는 명확하다.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가진 '넷플릭스, 스튜디오드래곤' 등을 꿈꾼다. 윤 대표는 “지금은 스트리트 패션, 이지캐쥬얼, 진캐쥬얼 등을 하고 있는데 패션과 밀접한 F&B 등 브랜딩 사업까지 확장해나가며 ‘콘텐츠 메이커’가 되고 싶다”며 “어떤 유통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게 브랜딩에 강점을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혜 기자